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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변보다 기절했어요”, 이유가 뭘까?

"건강한 20대 후반 여성 a씨는 얼마 전 황당한 일을 겪었다. 화장실에서 큰일을 보다 갑자기 정신을 잃고 쓰러진 것. 금방 정신을 차리고 일어나긴 했지만 쓰러질 때 세면대에 머리를 부딪혀 멍이 크게 생기는 부상을 입었다."건강한 사람도 대변을 보다 기절할 수 있다갑자기 일시적으로 의식을 잃고 쓰러지는 ‘실신’은 평소 심장이나 뇌, 폐질환이 있거나 기립성 저혈압, 신경계 질환이 있는 경우 흔하게 겪는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건강한 사람도 실신할 수 있다. 그중 한 예가 바로 ‘대변을 보다 기절하는 경우’이다.

갑자기 힘주면 안 돼요, ‘미주신경성 실신’이란?특별한 질병이 없는 정상인이 실신을 겪었다면, 미주신경성 실신일 가능성이 크다. 심장 자체에는 아무런 이상이 없으나, 외부적 요인에 의해 일시적으로 자율신경계에 불균형이 생겨 심박수가 느려지고 혈압이 떨어져 의식을 잃는 증상이다. 주로 젊은 층에서 많이 발생하고, 탁한 공기가 가득 찬 밀폐된 곳이나 더운 곳에서 오랜 시간 앉아 있는 경우, 심한 통증이나 배변 시 힘을 주는 경우, 기침 등 다양한 원인으로 인해 미주신경계가 활성화되어 실신하게 된다. 미주신경성 실신과 배변에 관한 흥미로운 연구 결과가 있다. 2007년 미국 심장리듬학회(heart rhythm)'에서 삼성서울병원 김준수 교수 연구팀이 발표한 내용에 의하면, 특히 실신 증세가 화장실에서 자주 일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1995~2006년까지 심장신경성 실신을 경험한 환자 1,05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남자의 20%는 소변을 볼 때 실신했고, 대변을 볼 때는 9.3%가 실신했다. 반면 여성은 소변을 볼 때는 5.2%만 실신했으며, 대변을 볼 때는 16.3%가 실신한 것으로 나타났다. 즉, ‘남성은 소변을 볼 때, 여성은 대변을 볼 때 실신할 가능성이 더 크다’는 것이다.

갑작스러운 기절, 예방할 순 없을까?미주신경성 실신은 생명에는 큰 지장은 없으나 실신 당시 넘어지면 심한 외상을 입을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배변 시 실신하는 증상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소변이나 대변을 참지 말고 신호가 오면 화장실에 가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다. 또한 하이닥 신경과 상담의사 오경필 원장은 “실신 예방을 위해서는 탄력 스타킹을 착용하거나 장기간 서 있는 것을 피하고,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면 도움이 된다”라고 설명한다. 이 밖에도 스트레스를 심하게 받지 않도록 하고, 급격한 온도 변화와 과격한 운동은 피하는 것이 좋다. 실신 이후 특별한 문제가 없다면 괜찮지만, 증상이 빈번하거나 특별한 자극 요인 없이도 갑자기 발생하는 경우, 운전 등 정신을 잃으면 안 되는 일에 종사하는 경우, 다른 신체 증상과 신경학적 이상 증상이 동반될 때에는 병원을 방문해 증상에 대한 정확한 평가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도움말 = 하이닥 상담의사 오경필 원장 (신경과 전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