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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운 신경질환사전] 파킨슨으로 혼동될 수 있는 질환들, ‘비정형 파킨슨’

[쉬운 신경질환사전]은 신경과 전문의 이한승 원장(허브신경과의원)과 하이닥이 생활 속의 신경과 질환이라는 주제로 기획한 시리즈 기사입니다. '눈꺼풀떨림', '어지럼증',' 손발저림', '각종 두통' 등 흔하지만 병원까지 방문하기에는 애매한 증상을 일반인들이 이해하기 쉽도록 설명합니다.



중년층에 접어든 사람들이 가장 걱정하는 병이 무엇일까 고민했을 때 신경과 전문의로서 가장 생각나는 병은 역시 파킨슨병일 것입니다. 파킨슨병은 대표적인 노인성 질환으로 60대 이후부터 발병률이 높아져, 70대에는 고혈압과 같이 매우 흔해지는 질환입니다. 통계로 보면 전체 인구 중 70대는 15%, 80대는 50%, 90대는 70% 이상이 파킨슨병에 걸린다고 합니다. 의학의 발전과 함께 평균 수명이 늘어나면서 앞으로 파킨슨병 환자들이 더 많아질 것이라고 생각이 됩니다.



파킨슨병ㅣ출처: 게티이미지 뱅크



하지만 다행히 파킨슨병은 여러 가지 치료방법이 존재하는 질환이기도 합니다. 발병 직후 5~10년은 가벼운 약물 복용만으로도 일상생활의 문제가 없습니다. 약물로 증상 완화가 안되더라도 심부 뇌 자극술 등의 다른 치료 방법이 있습니다. 더 희소식은 연구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어 가까운 미래에 파킨슨병의 원인이 되는 도파민 분비 신경세포가 소멸된 신경핵에 줄기세포를 이식하는 치료가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노화가 주원인인 질환이기 때문에 완치는 불가능하더라도 일상생활에 문제가 없도록 증상을 개선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문제는 비정형 파킨슨증입니다. 비정형 파킨슨증 초기에는 몸이 뻣뻣해지고 손이 떨리는 등 파킨슨병과 극히 유사한 증상을 보입니다. 하지만 치료 반응과 예후가 매우 불량합니다. 비정형 파킨슨증은 아직 정확한 원인이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퇴행성 변화인 것은 분명합니다. 오늘은 비정형 파킨슨증을 유발하는 원인 질환에 대해서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다계통 위축(msa, multiple system atrophy)

초기에는 파킨슨병과 잘 구분이 가지 않습니다. 임상적으로는 파킨슨에 비해 손떨림이 덜하고 초기부터 '기립성 저혈압'과 '대소변 장애' 등 자율신경 이상 증상이 동반됩니다. 때때로 몸의 균형에 문제가 생기기도 합니다. 소뇌기능이상이 두드러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파킨슨병도 자율신경장애가 동반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초기부터 증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나지 않습니다. 특히 msa의 자율신경 이상 증상에는 변비가 포함되지 않는데, 파킨슨병의 경우 가장 처음에 나타나는 자율신경 이상 증상으로 40대의 변비를 꼽습니다. 글로 보면 구분이 쉬워 보이지만, 실제로는 구분이 어렵습니다. 그래서 결국 도파민에 대응하는 pet 검사를 통해 구분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msa도 2가지로 나뉩니다. 파킨슨증이 주 증상인 것을 msa-p (multiple system atrophy, parkinsonian subtype), 소뇌기능이상이 주 증상인 것을 msa-c (multiple system atrophy, cerebellar dysfunction subtype)라 합니다. 그러나 어떤 형태이든지 파킨슨병 치료제인 레보도파 제제(levodopa)에 대한 약물반응이 좋지 않습니다.



진행핵상마비 (psp, progressive supranuclear palsy)

초기에 파킨슨병으로 오진이 되는 대표적인 질환 중 하나입니다. 파킨슨병과 병태생리학적으로 큰 차이가 존재합니다. 중뇌에서 안구 운동과 관계된 신경핵 및 전두엽에서의 신경세포 소실이 가장 먼저 일어납니다. 파킨슨병은 상체가 숙여지는데, psp는 상체를 꼿꼿이 세워지는데 걸을 때 밑을 내려다보지 못해 자꾸 넘어집니다.추가적으로 전두엽 기능 이상으로 '기억력', '성격이상' 등의 증상이 초기부터 잘 나타납니다. 그래서 때로는 그래서 때로는 전두측두치매 (frontotemporal dementia)로 오진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신경 소실은 점차 광범위하게 퍼져 후에는 변연계 및 소뇌에서도 나타나게 됩니다. msa보다도 파킨슨병 치료제인 레보도파 제제에 대한 반응이 좋지 않습니다.



겉질바닥핵 변성 (coricobasal degenerazione)

정말 희귀한 병입니다. 파킨슨병처럼 전신이 뻣뻣해지지만, 비교적 초기부터 치매와 실어증이 잘 동반됩니다. 또한 손동작을 잘 따라 하지 못하며, 외부 자극에 대해 한쪽 손이 다른 사람이 지배하고 있는 것처럼 반대쪽 손과 전혀 다르게 움직입니다. 심지어는 양손이 서로 다투는 양상도 나타납니다. 전두엽과 두정엽의 뒤쪽 및 기저핵, 뇌량이 위축되어 발생합니다. 예후는 더욱 불량합니다.



루이 소체 치매 (dementia with lewy bodies)

운동 계통의 증상으로 보면 파킨슨병처럼 전신이 뻣뻣해지고 손떨림 증상이 나타납니다. 하지만 비교적 일찍' 치'매,' 환시(visual hallucination)' 및 '수면장애'가 나타납니다. 정신과적 질환이나 치매부터 검사하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병 이름 그대로 루이 소체라는 매우 미세한 주머니가 대뇌 피질 신경세포의 전반에 나타나는 것이 병리적 특징입니다. 루이 소체 치매 역시 파킨슨 치료제가 잘 듣지 않아, 치매나 행동치료에 집중하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예후는 불량합니다.비정형 파킨슨증은 때때로 이차성 파킨슨증과 혼동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러한 경우 정확한 진단이 필요합니다. 이차성 파킨슨의 경우 이차성 파킨슨증은 다른 질환으로 인해 부수적으로 발생합니다. 원인 질환을 제어해 주면 증상이 호전되거나 진행을 막을 수 있어 파킨슨병보다 치료가 수월합니다. 이차성 파킨슨증의 대표적인 원인 질환은 아래와 같습니다.



혈관성 파킨슨

주로 뇌졸중의 한 종류인 대뇌 백질의 소혈관질환에 의해 나타납니다. 비록 레보도파 제제는 듣지 않지만, 소혈관질환이라는 뇌졸중의 발생을 예방함으로써 충분히 더 진행 안 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이 경우에 있어서는 뇌졸중 위험인자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정상압 수두증

뇌 속에는 뇌실이라고 뇌척수액으로 차 있는 공간 및 뇌척수액이 흐르는 길과 관문이 있습니다. 그 관문이 애매모호한 정도로 좁아져 뇌척수액이 천천히 흐르게 되면 뇌실에 뇌척수액이 과도하게 고여서 그 부피가 증가해 주변 뇌 실질을 누르게 됩니다. 이때에도 파킨슨 증상이 잘 나타납니다. 이 경우 뇌실에서 뇌척수액이 다른 곳으로 흐를 수 있게 길을 만들어주는 간단한 수술을 통해 크게 호전됩니다.



약물에 의한 파킨슨 증상

대표적인 이차성 파킨슨 원인입니다. 약물 부작용으로 인해 발생하며 다양한 약물이 이차성 파킨슨의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그 목록은 아래와 같습니다.

◇ 정신분열증 등에 사용되는 신경이완제: 클로르프로마진(cpz, chlorpromazine), 페르페나진(perphenazine), 할로페리돌(haloperidol), 피모자이드(pimozide), 리스페리돈(risperidone), 올란자핀(olanzapine), 아리피프라졸(aripiprazole)◇ 위장관 운동 조절제: 메토클로프라마이드(metoclopramide), 레보설피리드(levosulpiride, 레보설피리드는 최근 파킨슨 증상 유발로 잘 사용하지 않습니다)◇ 어지럼증 약: 신나리진(cinnarizine), 플루나리진(flunarizine, 편두통 예방 목적으로 종종 쓰이고 있어 주의를 요합니다)◇ 면역억제제: 사이클로포스파미드(cyclophosphamide), 사이토신(cytosine), 사이타라빈(cytarabine), 사이클로스포린(cyclosporine)상기 약물을 복용한다고 무조건 파킨슨 증상이 발현되지는 않습니다. 일부의 경우에서만 증상이 발현되며 약물 복용을 중지하면 바로 호전이 가능합니다. 이상으로 파킨슨과 비슷하게 보일 수 있는 질환, 혹은 상황들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이차성 파킨슨 증상을 유발하는 원인은 늘 염두에 두고 있어야, 치료할 수 있는 환자분을 놓치지 않는 것 같습니다.



도움말 = 하이닥 상담의사 이한승 원장 (허브신경과의원 신경과 전문의)